유아기의 사회적 발달의 특성

사회적 발달의 특성

(1) 사회성의 발달
인도의 동굴에서 늑대가 기른 약 8살 가량의 소녀는 발견된 이후 고아원에서 정성껏 길렀는데도 불구하고 서서 걷는 데에 3년이 걸렸고, 말과 감정표현을 교육하려고 무진 애를 썼지만 거의 발전되지 못했다. 이것은 아기가 인간의 새끼로 태어났다고 해서 인간다운 새끼가 된다는 것을 보증할 수는 없고, 인간의 세계에서 길러져야 인간다운 새끼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한 살짜리 아기에게는 부모와 형제 등 가족집단이 중요한 사회이다. 그러나 두 살이 되면 행동공간이 넓어져서 이웃에서 사는 놀이 친구가 생긴다. 옆집 아이, 건너편 집 아이, 놀이터에서 자주 만나는 아이 등과 같이 놀게 되고, 그것이 놀이집단의 시초가 된다. 그러나 장난감이나 놀이기구를 다른 아이에게 잘 빌려주지 않으려고 하는 소유욕도 생긴다. 혼자서 소변을 볼 수 있게 됨에 따라서 부모의 손이 조금 덜 가도 된다.

세 살이 되면 약속을 할 수도 있고, 집단적인 놀이도 할 수 있으며, 소꿉놀이도 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세 살 후반에 접어들면 정서가 불안정한 시기에 들어가기 때문에 싸우기 시작하고, 친구와 같이 놀지 않게 된다. 혼자 놀아도 여전히 잘 논다. 이 시기에 대변도 스스로 해결할 수 있게 되고, 혼자도 잘 걸어 다닌다.
네 살이 되면 정서가 다시 안정되고, 친구를 그리워하게 되기 때문에 친구를 사귀기 시작한다. 둘이 노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상대의 존재를 인식하고 자기 주장을 함과 동시에 타협의 필요성도 체험하게 된다. 경쟁심도 나타나기 시작하지만 서로 협력하는 것도 알게 된다. 그렇지 않으면 같이 놀 수가 없기 때문이다. 둘이 협동해서 모래성을 쌓기도 하고, 누가 더 많이 집을 짓는지 또는 누가 더 많은 집을 부수는지 경쟁하기도 한다.
다섯 살이 되면 사회성이 급격하게 발전해서 놀이 친구가 3~4명으로 늘어나고, 각자가 아이디어를 내기도 하며, 놀이의 종류가 많아질 뿐 아니라 방법도 변화된다. 놀이 친구들이 놀이 집단을 형성하기 시작하고, 놀이 친구 중에 대장이 나타나며, 놀이 친구들이 고정화되고, 공동의 목표를 설정해서 그것을 달성하려고 협력하며, 놀이의 매너를 배우고, 놀이의 규칙을 새로 만드는 등 조직화되기 시작한다.

(2) 유아집단의 기능
아기가 성장함에 따라서 가족·이웃·학교 등과 같은 몇몇 집단의 구성원이 되어간다. 이러한 유아집단들의 가장 큰 특징은 놀이를 중심으로 하는 집단이라는 것이다. 어린이가 유아집단에서 노는 것은 신체·정신·사회성에 미치는 영향이 대단히 크기 때문에 그 의의가 대단히 높게 평가된다. 
어린이들이 아직 전신운동을 하면서 놀지는 못하더라도 신체 각 부위 또는 기관을 자극해서 크기가 크게 자란다든지, 아니면 그 기능이 향상된다든지 하는 것 등을 기대할 수 있다. 
혼자 노는 것보다는 여럿이 집단으로 노는 것이 더 좋은 이유는 다음과 같다.
놀이의 종류나 내용이 다채로워지고, 노는 시간도 길어지기 때문에 신체에 미치는 영향이 한층 더 높기 때문이다.
집단놀이를 통해서 지적 발달을 촉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노는 친구의 수나 장난감(또는 놀이도구)의 수를 통해서 수의 개념이 발달되고, 물체의 모양을 보고 형태의 개념, 색깔을 보고 색채의 개념, 물체가 움직이는 것을 보고 움직임의 개념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노는 친구들과 자신 사이에 좋거나 싫은 감정이 생기고, 이기거나 지는, 손해를 보거나 이득을 보는, 강하거나 약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밖에 안전과 위험, 가능과 불가능이라는 지적능력도 발달하게 된다.

정서의 지배와 관계되는 것을 배울 때에는 여러 사람이 집단으로 노는 것이 아주 중요한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유아들은 여러 가지 물건들을 사용해서 움직이고, 이런저런 친구들과 노는 가운데 즐거움, 기쁨, 슬픔, 두려움, 미움, 질투심 등과 같은 감정이 생기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그러한 감정들을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고, 감정을 표출하는 방법이 사회적으로 용인되지 않을 경우 그것을 제어하는 방법도 학습한다.
놀이를 통해서 기본적인 사회적 관계의 모습을 이해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놀이도구를 혼자 차지하려 하거나 좋은 것은 항상 자기가 하려고 하는 등 제멋대로 구는 친구가 있으면 다른 친구들이 같이 놀려고 하지 않고, 억지로 놀게 되더라도 금방 싸워서 놀이가 깨져버린다. 놀이는 평등한 조건에서 능력이 비슷한 아이들끼리 하는 것이지, 그렇지 않으면 놀이가 재미없다는 것을 어린이들도 안다. 대형 놀이를 할 때에는 모두 힘을 합쳐서 책상을 옮기고, 필요한 것을 나누어서 가져오며, 공동의 목적을 위해서 협력해야 한다는 것을 어린이들이 배운다.

놀이를 하는 중에 동료(타인)를 존중하는 것, 놀이를 재미있게 하는 방법(경쟁과 협력), 행동의 규준(규칙과 법) 등과 같은 사회에 적응하는 데에 꼭 필요한 기초적인 사회성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유아들이 놀이를 하는 중에도 권위주의를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놀이에서 아웃이 된 친구가 있을 때 대장 어린이가 세이프라고 외치면 많은 친구들이 (대장을 따라서) 세이프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대장이 말하면 옳다는 논리에 밀려서 진실이 왜곡되는 것이다. 보통 힘이 센 어린이가 대장이 되지만, 지능이나 운동능력이 좋은 것도 대장이 될 수 있는 자격에 들어간다. 대장이 못된 장난을 치면 모두가 덩달아서 장난을 치고, 대장이 꾸짖으면 모두가 조용해지는 일도 자주 있다. 그러나 대장이라도 제멋대로 하는 일이 지나치면 모두가 싫어해서 무리에 끼지 못하게 된다.